

| [SS탐사보도-연예계 소문과 진실④] 소문과 사실 사이 '일단 부정부터' 왜? |
[스포츠서울닷컴 | 문다영 기자] "아닙니다. 그런 적도 없고, 만난 사실도 없습니다."
연예인과 관련한 소문들에 대해 소속사에 공식입장을 물을 때면 늘상 듣는 답변이다. 그러나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루머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듯 이들의 말도 100% 진실은 아니다. 떠도는 소문에 대해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가 몇 시간 안에 입장을 번복하는 일이 허다하다. 특히 열애설의 경우 이 현상은 더욱 심하다. 소문이 사실이었던 사건을 전제로, 왜 이들은 곧 들통날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그 내막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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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김경호의 열애 및 결혼보도가 났을 때 소속사는 부정을, 김경호 본인은 맞다고 인정했다./스포츠서울닷컴DB |
◆ "소속사 입장 따로, 스타 입장 따로" - 동상이몽형
일단 부인하고 보자는 소속사 입장과 사실을 당당히 밝히고 싶다는 스타의 입장이 충돌할 때가 종종 있다. 보통 열애설 보도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소속사 측에서 혹여 소속 스타의 열애사실이 밝혀지면 활동이나 인기에 지장을 초래할까봐 쉬쉬하다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 3월에 터졌던 가수 김경호의 열애와 결혼 보도가 단적인 예다. 김경호는 오래 전부터 결혼설이 나돌았다. 하지만 구체적인 결혼날짜와 여자친구의 여부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그런데 한 매체가 김경호가 곧 결혼할 것이라 보도했고, 이에 대해 김경호 소속사 측은 "금시초문이다. 소속사 대표가 모르는 결혼이 어디 있냐"면서 열애사실과 결혼계획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김경호 본인이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열애사실을 인정하고 "올해 안에 결혼할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이는 사실로 밝혀졌다.
비단 김경호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스타들이 열애설에 대해선 일단 부인한 뒤 소속사와 논의한 끝에 입장을 정정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에 대해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스타의 열애는 가장 민감한 사안이다"며 "스타의 신변에 변화가 생겼어도 변함없이 사랑해준다면 고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속사로서는 일단 스캔들 자체를 꺼려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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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월 <스포츠서울닷컴>이 단독보도했던 세븐-박한별 데이트 현장사진. 당시 이들은 친한 친구 사이라며 연인관계를 부정하다가 5개월 후 홈페이지가 해킹당해 사진이 유출되자 열애를 인정했다./스포츠서울닷컴DB |
◆ "우리가 아니라면 아닌 거지" - 무대포형
스타가 열애설을 눈앞에 두고 보이는 또 한가지 유형은 바로 "절대 아니올시다"이다. 최측근들의 증언과 사진이 더해져도 부정하고 보는 식이다.
연예계 장수커플로 다른 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사고 있는 가수 세븐과 배우 박한별의 경우 열애설이 나올 때마다 "사실이 아니다"고 부정했다. <스포츠서울닷컴>이 두 사람의 데이트 현장을 찍어 보도했을 때에도 이들은 열애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의 비밀연애는 결국 해킹으로 세상에 밝혀졌다. 과거 세븐과 박한별이 함께 호텔에서 진흙팩을 하고 찍은 사진이 미니홈피 해킹으로 세상에 유출됐고, 이들은 곧 열애사실을 인정했다. 당시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열애사실을 밝혔던 세븐은 얼마 전 방송을 통해 "헤어질 뻔 했는데 해킹 사진 덕에 재결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은 이같은 '무대포형' 스타들을 두고 "당연한 수순"이라고 입을 모았다. 도저히 발뺌할 수 없는 증거가 있지 않은 이상 굳이 인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매니저는 "솔직히 키스 사진이 있지 않고서야 열애를 인정하기는 힘들다"며 "포옹도 친구사이에 있을 수 있는 일로 무마할 수 있다. '누군가와 사귀었다'는 것은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텐데 혹여 헤어질 수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부인하고 보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 "앞날이 창창한데…" - 이기주의형
'미래'를 생각해서 소문을 부인하기도 한다. 연예인 매니저에 따르면 헤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열애를 인정하기도 애매하지만 그보다 현재보다 더 잘 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사실을 부정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한 스포츠스타와 방송인의 열애설이 불거졌다. 이들은 곧바로 "열애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뒷 얘기는 다르다. 스포츠스타가 방송인을 설득했다는 것이다. 이 선수는 자신의 여자친구인 방송인에게 "나도 앞날이 창창하고 너도 더 잘돼야 하지 않겠냐. 지금 여기서 열애사실이 알려져봤자 좋을 것이 없다"고 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 중 한 측근은 "당시 그 스포츠스타는 '너나 나나 우리 둘이 결혼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좋은 사람을 만나는 데 지장이 있다'고까지 말하며 여자친구를 설득했다"고 밝혔다. 이 스포츠 스타의 이기심에는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방송인 커플도 계속해서 소문이 도는 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이유는 '미래'를 위해서다. 이들 역시 "결혼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서로를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밝히지 말자"고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이들을 잘 아는 방송 관계자는 "서로가 좋아서 사귀지만 어찌될 지 모르는 미래에 대비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도 "사랑하는 마음보다 자신의 연예계 생활이 우선인 것 같아 씁쓸했다"고 밝혔다.
dymoon@media.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