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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01 18:55 / 수정: 2010.08.01 18:55
비치발리볼 한지연-이현정, 광저우 AG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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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렬하는 태양.검게 그은 피부가 건강하고 아름답다.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여름 스포츠의 꽃’ 비치 발리볼. 그러나 비치 발리볼은 더 이상 남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눈요깃감 스포츠가 아니다. 한국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전략 종목으로 꼽을 만 하다. 올림픽 무대에선 1996 애틀랜타올림픽.아시안게임에선 1998 방콕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남녀 각 1개씩 모두 두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그 동안 한국은 단 한차례도 올림픽에 나서지 않았고. 아시안게임 역시 안방에서 열린 2002 부산대회에 급조된 팀을 출전시킨 것을 제외하면 대표팀 파견에 애써 눈을 감았다.

    비치 발리볼을 등한시 했던 한국 배구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을 겨냥하고 있다. 2004년 대한배구협회로부터 분리 독립한 한국비치발리볼연맹이 올해부터 전문 선수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기로 맘 먹은 결과다. 남녀 각 2개팀을 출전시킬 수 있는 가운데 여자 한팀은 이미 결정났다. ‘얼짱’으로 유명한 한지연(27·유러피안리조트)과 비치 발리볼에 놀라운 적응력을 뽐내고 있는 이현정(24·용인시청)이 일찌감치 대표팀으로 선발돼 광저우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두 선수는 요즈음 몸도 마음도 바쁘다.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된 2010 한국비치발리볼시리즈에 참가해 손발을 맞춰 보느라 정신이 없다. 다음달 6일 막을 내리는 2010 울산진하 세계비치발리볼대회까지 약 2주간 4개 대회에 잇따라 출전하는 강행군. 몸은 물먹은 솜처럼 축축 늘어지지만 꿈이 있기에 즐겁다. 한국 비치 발리볼 사상 처음으로 2012 런던올림픽 출전을 꿈꾸고 있는 두 선수를 지난달 26일 2010 유러피안리조트배 세계비치발리볼대회가 열리고 있던 충남 태안군 몽산포 해수욕장에서 만났다. 한지연은 모래에 쓸려 빨갛게 생치기나 난 무릎이 아프다면서도 싱그러운 미소로 인터뷰에 응했다. 이현정은 난생 처음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인터뷰를 하는 게 어색했는지 처음에는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할 정도로 쑥스러워했다.

    ◇6개월짜리 비치 발리볼 전문 선수?

    한지연은 국내에선 비치 발리볼 전문 선수로 통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손사래를 친다. “비치 발리볼을 시작한 지는 6년째인데 실제 모래밭에서 운동한 기간을 따져본다면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해 마다 여름 한철 대회에 출전하는 것으로 모든 게 끝난다. 1년에 한달짜리 비치 발리볼 전문선수 생활을 6년째 계속 하고 있는 셈이다.

    올 시즌 한지연은 부푼 가슴에 꿈과 희망을 잔뜩 집어 넣었다. 연맹 회장사인 유러피안리조트가 국내 최초로 창단한 비치발리볼 전문팀에 입단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한명의 창단 멤버가 팀을 떠나 한지연은 새로운 동료가 영입될 때까지 고독한 훈련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대표팀 파트너가 된 (이)현정이가 이번 시리즈를 마치면 소속팀으로 복귀해야 하기 때문에 걱정이에요.” 짝 잃은 외기러기로 전락한 한지연의 이유있는 걱정에 소속팀인 유러피안리조트도 그의 훈련 파트너를 하루빨리 영입하고 싶어하지만 선뜻 비치 발리볼 전문선수로 전향할 선수가 나타나지 않아 고민이다.

    ◇이현정.희망을 심어주다!

    “아휴! 실내배구와은 감이 완전히 다르네요. 체력 부담도 크고요.” 한지연의 대표팀 파트너로 낙점된 이현정은 짐짓 엄살부터 떨었다. 연맹은 이현정의 발굴을 진흙속에 숨어 있는 진주를 캔 것에 비유했다. MBC TV에서 비치 발리볼을 해설하고 있는 김찬호 경희대 감독은 “이번 시리즈를 쭉 지켜보고 있는데 이현정의 비치 발리볼 적응력과 잠재력은 놀랍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항여중·고를 거쳐 흥국생명(2006~2009)에서 레프트로 활약하다 현재는 실업팀 용인시청 주장으로 뛰는 이현정은 지난달 23~25일 경북 포항 북부해수욕장에서 열린 제5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 비치발리볼대회에서 데뷔했다. 단 사흘간 비치 발리볼의 감각을 익힌 뒤 한지연의 파트너로 모래판에 선 그는 첫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이현정은 “발목이 푹푹 빠지는 모래밭에서 푸트워크. 그리고 야외에서 열리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 등 실내 배구와 또 다른 다양한 변수가 존재해 흥미롭다”면서 비치 발리볼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현정은 한지연과 짝을 이루면서 역할분담을 통해 공격에 주력하고 있다. 현역선수로 뛰고 있는 이현정은 아무래도 공격의 파괴력에선 한지연을 월등히 앞서 날카로운 창의 역할을 자임했다. 한지연은 비치 발리볼 경력이 이현정에 견줘 풍부해 경기를 읽어내는 눈이 예리하다. 따라서 상대의 공격 루트를 읽어내고 미리 수비 위치를 선점하는 능력이 뛰어나 수비에 치중하고 있다.

    ◇전략 종목으로 가능성

    경희대 김찬호 감독은 정통 배구인이지만 비치 발리볼 애찬론자다. 대한배구협회 경기지도이사로도 활동중인 그는 “비치 발리볼은 실내배구와 똑같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가 걸려 있는 종목”이라면서 “그 동안 한국 배구는 비치 발리볼을 사실상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쓴 소리를 내뱉었다. 오히려 랠리포인트 시스템제가 도입된 뒤 세계 배구와 격차가 현격하게 벌어진 실내배구의 현실을 고려할 때 비치 발리볼은 전략 종목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감독은 “테크닉이 뛰어나고 수비력이 좋은 한국 선수들이 준비만 잘 하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배구는 오프시즌 때 선수들의 비치 발리볼 전향을 적극적으로 후원해주는 분위기가 아직도 형성돼 있지 않다. 자칫 부상이라도 당하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이러한 분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오히려 비치 발리볼은 부상을 방지해주는 이점도 있다. 발목이 푹푹 빠지는 모래밭에서 푸트워크를 하다보면 잔 근육이 발달돼 실내 배구에서 부상을 방지하는 도움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새로운 도전. 그러기 위해선 편견을 깨는 의식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

    편견을 깬 한지연과 이현정은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고 2010 광저우아시아게임에 나서게 됐다. 따갑게 내리쬐는 한 여름 태양아래 두 미녀의 꿈이 새록새록 영글고 있다.

    태안 | 고진현기자 jhk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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