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본격투기 FEG, 선수들 파이트머니 체불논란 |

격투기 'K-1'과 '드림'의 주관사인 일본 FEG가 선수들의 파이트머니를 체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낳고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링 위에 서는 선수들은 빈 손뿐인 투혼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체불 논란은 3개월 전 뇌종양제거 수술을 받은 최홍만(28)의 K-1 대회 출전 승인 논란과 맞물려 FEG의 윤리성 문제로 불거질 전망이다.
◇돈도 못 받고 뛴다
선수들은 경기에 뛰면 승패를 떠나 일정액의 파이트머니를 받는다. 흘린 땀방울의 당연한 대가다. 하지만 FEG는 일부 선수들에게 재정적 문제를 이유로 파이트머니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FEG가 주최한 경기에 출전한 A선수는 올해 뛴 2경기의 파이트머니를 모두 받지 못했다. A선수는 9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여유가 없으니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한다"며 하소연했다. B선수도 일부 경기의 파이트머니를 받지 못한 채 다음 경기 출전을 준비 중이다. C선수는 석달 가까이 채근한 끝에야 받아낼 수 있었다.
FEG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파이트머니를 받지 못한 선수들이 적지 않다"며 "대부분 외국 선수들이다. 일본 선수들은 사무실을 계속 찾아 항의해 받아내는 편"이라고 밝혔다. 입식타격기인 K-1보다는 종합격투기 드림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체불이 두드러진다. 이 관계자는 "K-1이 입식타격계에선 독보적이라 선수들의 몸값이 적지만 종합격투기 드림은 UFC, M-1 등 라이벌 단체가 있어 경쟁으로 파이트머니가 높게 형성돼 있는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파이트머니 체불 왜?
FEG는 프라이드 FC를 이끌던 스태프와 함께 만든 '드림'의 부진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K-1에서 생기는 수익으로 드림에서 발생되는 손실을 메우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드림의 고전은 유명 선수의 타 단체 이적도 있지만 일본 자국 스타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다. 격투기는 방송중계권료와 협찬금 등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현재 특출한 자국 스타가 없어 일본내 경기 시청률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노장 사쿠라바 카즈시(40)는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기대주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31·이상 일본)는 부상으로 뛰지 못하고 있다. 이시다 미츠히로(29·이상 일본)는 미국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다.
K-1 창시자인 이시이 카즈요시 관장의 탈세액 처리 문제도 FEG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확한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시이 관장의 탈세액 때문에 여전히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시이 관장은 회계장부를 조작해 자산을 부풀리다 발각돼 탈세혐의로 2006년 구속됐다.
◇도덕적 비난 피할 수 없을 듯
FEG는 최근 의학적 소견이 담긴 진단서만 믿고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 파이널 16'에 최홍만을 출전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는 수술을 받은 지 3개월이 갓 지난 시점에서 격렬한 격투기 경기를 치르게 된다. 본인의 출전의사가 강했고 진단서로 신체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이 입증됐다지만 팬들은 갖가지 변수가 존재하는 링 위에 오르는 그를 보며 걱정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흥행을 위한 출전 강행이라는 의구심도 지울 수 없다. 파이트머니 체불에다 수술받은 선수의 대회 출전까지 허용하는 파행으로 FEG는 도덕적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웅희기자 iaspi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