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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14 12:22 / 수정: 2012.06.14 12:22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 "완전국민경선제는 정당정치에 어긋나 반대"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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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 재창출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 / 이새롬 기자
    정권 재창출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 / 이새롬 기자

    [스포츠서울닷컴ㅣ소미연 기자] 정우택(59)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나른한 주말을 포기했다. 어느 정치인이 주말에 쉴 수 있을까 싶지만, 정 최고위원의 토요일은 특별하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택시운전을 다시 시작한 것. 그는 2010년 충북도지사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뒤 민심을 듣기 위해 택시운전자격증을 취득, 민생행보를 이어왔다. 택시 운전으로 받은 월급은 고스란히 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 일주일에 한 번 운전대를 잡느라 월급이 많지 않지만 땀 흘린 보람 못지않게 나눔의 기쁨을 체험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의 진심은 통했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고 8년 만에 국회로 돌아왔다. 뿐만 아니다. 그는 오는 12월 대선을 진두지휘할 당 지도부에 입성했다. “공정한 경선관리를 통해서 공천 후유증이 없는 훌륭한 인물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겠다”는 게 정 최고위원의 포부다. <스포츠서울닷컴>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정 최고위원을 지난 12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어릴 때 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정 최고위원은 한국의 케네디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만 39세에 정계에 입문했다.
    어릴 때 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정 최고위원은 한국의 케네디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만 39세에 정계에 입문했다.

    - 8년 만에 국회로 돌아왔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가.
    처음부터 국회 진출을 통해 정치를 시작했다. 한국의 케네디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만 39세에 경제기획원을 그만두고 1992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그러다 2004년 3선으로 넘어가는 선거에서 낙선하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충북지사를 지내게 됐다. 2005년 9월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다음해 5월 실시된 지방선거에 출마해 충북지사에 당선됐는데 오히려 그게 외도라면 외도랄까. 저는 정치인이다. 때문에 국회로 돌아오는 것이 자연스런 흐름이었다.

    - 어린 시절부터 정치인을 꿈꿨던 건가.
    그렇다. 정운갑 전 농림부장관이 제 아버지인데, 국회의원만 5번을 하셨다. 마지막엔 야당 총재까지 하신 분이다. 그러다보니 어릴 때부터 정치를 보고 자랐다. 집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였고, 정치인들도 수시로 드나들었다. 에피소드를 하나 들자면, 절밥을 잘 먹질 못해서 대학시절 집에서 고시공부를 했는데 벨 소리만 들어도 대문 밖에 서 있는 사람이 정치인인지 아닌지를 알겠더라. 당시 저희 집이 2층집이었는데, 벨 소리를 듣고 정치하는 사람이다 싶으면 방바닥에 엎드려 거실에서 들려오는 얘기를 귀담아 들었다. 그만큼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10대 국회에선 국회의원의 이름과 경력까지 죄다 외울 정도였다. 아버지께서 신민당 총재 권한대행으로 바쁘실 때 옆에서 초선, 재선 등 의원들 분류해 놓고 전화번호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등 보좌관 역할을 했다. 아버지가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러 가실 때는 제가 운전을 했다.


    그러나 실제로 정치에 눈을 뜨게 된 것은 1988년 총선 때다. 당시 처음으로 여소야대가 되자 긴장한 경제기획원이 저를 기획관리실 보강 차원으로 차출했다. 이후 국회를 담당하면서 정치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됐다. 정치에 뛰어들게 한 결정적인 계기는 정몽준 의원의 권유가 있었다. 정 의원의 아버지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가 통일국민당 창당을 준비 중이었는데, 같이 하자고 제의했다. 3일간 고민하고 통일국민당 진천·음성지구당 위원장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 정몽준 의원과 각별한 사이라고 봐도 되는가.
    사실 저보다는 제 형과 친하다. 두산중공업 부회장을 하고 있는 지택 형과 정 의원이 서울대 상대 동기동창이다. 그래서 처음 통일국민당이 만들어질 때 정 의원이 제 형에게 같이 하자고 말했다. 그런데 형은 저에게 그 권유를 넘겼다. 당시 형도 공무원이었는데, 한 명은 아버지의 뒤를 잇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해서 형 대신에 제가 정치에 뛰어들게 됐다. 당시 저와 우리 형, 정 의원이 함께 창당 발기인을 작성했다.

    정 최고위원은 공정한 경선관리를 통해 훌륭한 인물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공정한 경선관리를 통해 훌륭한 인물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 그런데 지금은 정 의원보다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각별한 것 같다.
    실제 주변에서 저를 친박성향으로 많이들 얘기하고, 그 점에 있어선 수긍한다. 그러나 친박이라고 단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 조금 얼떨떨하기도 하고. 제가 다른 의원들처럼 정치 일선에 계속 있었던 게 아니질 않는가. 사실 박 전 위원장과 특별한 인연은 없다. 2005년 당시 한나라당을 선택했던 것도 민주화와 산업화 세력 중 제가 걸어온 길이 산업화에 해당됐고, 이 노선이 한나라당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친박 의원으로 보인 것은 박 전 위원장의 말 한마디 때문인 것 같다. 박 전 위원장이 17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저를 영입 1호라고 소개했다.

    - 지난달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이번에 구성된 지도부는 정권 재창출이라는 막중한 임무가 있는데, 계획은 어떤가.
    공정한 경선관리를 통해서 공천 후유증이 없는 훌륭한 인물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경선 과정을 통해 선택된 우리 당 대통령 후보가 꼭 연말에 승리할 수 있도록 당이 힘을 합쳐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물론 당 지도부와 저는 이 모든 과정을 공정하게 판단하고 관리할 것이다. 아직 박 전 위원장이 후보가 된 게 아니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면 그때부터는 당연히 모든 힘을 합쳐서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는 길로 가야한다.

    - 경선 룰 때문에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정치에서 최선과 최악은 없다. 최선이 안 되면 차선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경선 룰도 마찬가지다. 어떤 방법이 완벽할 수 있다고 말할 순 없다. 다만 제가 가진 소신은, 우리나라 헌법은 정당정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여론을 100% 반영하는 완전국민경선제에 반대하는 것이다. 친박 진영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게 아니다. 국민여론을 100% 반영한다면 어느 누가 당원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려 하겠는가. 이것은 정당질서에 위반되고 제 소신과도 어긋난다.

    우리 당은 5:5의 비율을 두고 있다. 50%는 당원과 대의원이, 나머지는 국민과 여론조사다. 전날 전주시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얘기를 했지만, 5:5가 좋으냐, 6:4가 좋으냐의 문제는 또 다른 문제다. 비율 조율에 대한 문제는 서로 타협하면 된다. 이를 위해 공동의 장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 하지만 소위 비박이라고 불리는 대선 후보들이 타협을 거부하고 100%가 아니면 경선 참여도 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건 정치가 아니다. 같이 마주앉아서 대화를 해야 한다. 그래서 황우여 대표에게도 개별적으로 적극 만나라고 주문하고 있다. 양측의 의견 수렴하는 과정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라는 것이다.

    정우택 최고위원이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궁합에 대해 조화가 잘 안 될 것 같다고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정우택 최고위원이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궁합에 대해 "조화가 잘 안 될 것 같다"고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 민주통합당이 이해찬 대표 체제로 바뀌면서 강경모드로 전환될 전망이다. 반대로 황우여 대표는 온화한 성품으로 알려져 있지 않나. 두 사람의 궁합을 추측한다면.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조화가 잘 안 될 것 같다. (웃음) 이유가 있다. 대선이라는 떡이 눈앞에 있어서다. 대선의 떡이 없으면 화합도 잘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 떡을 누가 가져가느냐의 쟁탈전이 곧 펼쳐지기 때문에 여야의 조화보다는 치열한 정권다툼이 전개될 수밖에 없다. 강성이냐, 온화냐 이미지 선택 부분은 국민이 판단하실 일이다. 문제는 누가 국민들에게 진실하게 다가서느냐다. 물론 내부적으론 굉장한 마찰음이 날 것 같다. 두 당 대표가 워낙 성격과 정치 온도차가 다르기 때문에 파열음까지 생기지 않을까 생각된다. 국민들에게는 흥미진진할 수 있겠다. (웃음)

    - 최근에 택시기사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혹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벤치마킹한 게 아니냐고 묻는데, 그건 절대 아니다. (웃음) 김 지사는 지사직을 수행하면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저는 지사에서 떨어진 뒤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권위주의는 나쁘지만 권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사직을 하면서 택시운전대를 잡는 것은 지사 권위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다고 본다. 지사는 지사답게 일을 하는 게 좋다. 그래서 민초가 된 뒤에야 소통 창구의 하나로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이를 위해서 작년 7월에 시험을 보고, 적성정밀검사를 두 시간에 걸쳐 받았다.

    - 앞으로도 택시 운전대를 계속 잡을 생각인가.
    겸직 신청이 됐다. 앞으로 토요일은 원칙적으로 3~4시간씩 시간을 낼 생각이다.

    - 소신을 지켜나가는 일이 쉽지 않은데.
    정치인의 덕목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소신과 철학이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명 손해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소신과 철학에 따라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이 정도를 걷는 사람이 아닌가. 반면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의 진정성을 원하고 있다. 제가 만약 선거 전에 택시운전을 한 두 번 하고 그쳤다면 유권자들은 저를 국회로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저 역시 택시 운전대를 잡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택시운전을 하지 않으면 정치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국민들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닌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서 마음을 더 힘들게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국 소통의 의지가 제 내면의 세계를 이긴 것 같다.

    소신과 철학을 정치인의 덕목이라고 보는 정 최고위원은 앞으로도 기부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신과 철학을 정치인의 덕목이라고 보는 정 최고위원은 앞으로도 기부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1996년부터 2004년까지 국회의원을 할 때는 야심이 많았다. 그러다 낙선한 뒤 충북지사가 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지사직을 수행한 지 3개월이 지나면서, 제 야망을 키우기보단 그동안 배운 지식과 모든 경험을 충북도에 쏟아 부어서 잘사는 충북, 행복한 도민을 만드는데 올인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그런데 지사라는 직책이 워낙 바쁘지 않나. 고심 끝에 제가 받는 월급의 일부를 소년소녀가장들에게 기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어린이재단을 통해 25명의 아이들에게 매달 20만원씩 보냈다. 45개월을 매달 500만원씩 내니까 총 2억2500만원이라고 하더라. 사실 기부를 통해 받는 감동에 비하면 돈의 액수는 중요하지 않는 것 같다. 실제 도와주고 있던 한 아이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그 편지에는 대학교를 들어가게 됐다는 아이의 기쁜 소식과 함께 "제 인생을 바꿔준 도지사 아저씨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정말 마음이 뭉클했다. 국회의원으로 첫 월급을 타면 적은 액수로나마 기부를 할 계획이다.

    <사진=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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