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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8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평창유치위원회 귀국기념 기자회견에서 인사말 하는 조양호 회장./ 이효균 기자 |
[스포츠서울닷컴 | 성강현 기자] 2011년을 화려하게 빛낸 재계 리더를 꼽으라면 조양호(63) 한진그룹 회장이 빠지지 않을 것입니다. 2전3기에 나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4개월 전인 지난 7월6일(현지시각),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기 때문이죠.
실제 조 회장은 지난 2009년 9월 유치위원장을 맡은 이후 22개월 동안 본업인 그룹경영은 사실상 뒷전으로 미룬 채 평창 유치에 ‘올인’ 했습니다. 유치위원회에 30억원을 기부한 대한항공이 물적, 인적 자산도 유치를 위해 적극 활용하게 했습니다. 당시 39개국, 112개 도시에 취항하는 대한항공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전 세계에 평창을 알리고, 유치위원들에게 전세기를 제공해 활동을 뒷받침하는가 하면 기업의 인재를 유치위원회에 파견해 유치 활동에 큰 힘을 보탰습니다.
결실은 달콤한 대박이었습니다. 특히 형제간의 재산다툼으로 ‘돈만 좇는 재벌2세’란 부정적 이미지나 꼬리표를 단숨에 떼기에 충분했습니다.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이 지난 2002년 타계한 후 4형제 장남인 조 회장은 사실 동생들과 '골육상쟁'의 유산다툼을 벌인 것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다행히 지난 3월 기나긴 싸움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유산배분을 둘러싸고 무려 8년 이상이나 진행된 법적분쟁이 끝난 것이죠. 후유증은 남았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국민의 염원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이후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찬사 일색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기업가 특유의 추진력과 조용한 카리스마, 유창한 영어실력, 몸에 밴 국제적 감각 등을 갖춘 글로벌 리더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문제는 올 한해 마무리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대한항공의 경복궁 옆 7성급 한옥형 호텔 건립 논란이 증폭되면서 대한항공 이미지와 문화재 관리, 학습권 보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대한항공이 간판 계열사인 한진그룹의 총수는 엄연히 오너인 조양호 회장입니다. 대규모 프로젝트는 기업 내 절차를 밟아 이사회 의결을 통해 진행된다고 하지만 총수의 의지와 무관하게 돌아간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삼성그룹이 11년 간의 고민 끝에 포기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개발 사업을 대한항공이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도 총수의 의지가 없다면 설명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현실적 난관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오너의 의지 없이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 시각입니다. 삼성은 건축제한이 있는 것을 알고 포기했는데도 대한항공이 지하 4층, 지상 4층 규모(연면적 13만7,400㎡·156객실)의 문화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대규모 계획을 밝혀 이슈가 됐습니다.
문제는 이 문화복합단지에 7성급 호텔이 포함되면서 논란이 커졌고 현재 대한항공과 서울 중부교육청은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부교육청은 애초 심의를 통해 대한항공의 해제 승인 요청을 거절했고, 1심에서도 승소했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항소를 했습니다.
중부교육청 소송과는 별개로 공교롭게 시점이 맞아떨어진 관광진흥법의 일부 개정 법률안 통과는 특혜 의혹이 제기되며 대한항공을 곤혹스럽게 하기도 했습니다. 개정 법률안의 관광진흥법 제 16조 6항이 신설되면 대한항공은 중부교육청과의 법적 다툼과 무관하게 호텔 건립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종로구의회 안재홍 의원을 비롯해 본지가 취재를 통해 만난 관계자들 대부분의 간절한 바람에 귀가 기울여집니다. "역사와 문화를 고려하고 공공성이 있는 건물이 들어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부교육청 측도 대한항공의 문화복합단지에서 호텔만이 심의 대상이라고 했습니다. 즉 대표적인 상업시설인 7성급 호텔이 빠진다면 대한항공의 프로젝트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것이죠. 물론 한 기업체의 비즈니스를 두고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조 회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사(私)가 아닌 공(公)을 위해 몸을 던졌듯이, 논란을 빚고 있는 대한항공의 경복궁 옆 7성급 호텔 건립 또한 오너의 결단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총수인 조 회장이 회사에만 맡기지 말고 문화복합단지에 7성급 한옥형 호텔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그 당위성을 직접 나서서 설득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법과 여론을 무시하는 듯한 대한항공의 강행 의지는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이시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대표 문화재인 경복궁과 학교 인근의 7성급 호텔 건립을 둘러싼 논란은 한진그룹 총수이자 오너인 조 회장 손에 달려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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