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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5 11:28 / 수정: 2012.07.05 11:28
세이브 공동 1위 김사율의 '깨달음', "나는 오승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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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김사율이 지난달 26일 홈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사직 | 박성일기자sungil@sportsseoul.co
    롯데 김사율이 지난달 26일 홈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사직 | 박성일기자sungil@sportsseoul.co

    "잠시 내가 가진 걸 잊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깨달았다. 나는 오승환이 아니다."

    롯데 마무리 김사율(32)은 지난 3일 사직 SK전에서 9회초 등판해 팀의 6-4 승리를 지켜내며 시즌 20세이브째를 따냈다. 1999년 프로에 데뷔한 뒤 2군을 전전하며 '무명'에 가깝던 김사율은 데뷔 11년차인 지난해 풀타임 마무리로 나서 20세이브(5승3패 2홀드 방어율 3.26)를 채웠고, 이날로 2년 연속 20세이브를 기록했다. 역대 18번째 기록이지만 롯데 구단 역사상 최초다.

    김사율은 내친 김에 4일 경기에서도 세이브를 추가하며 21세이브로 두산 프록터와 함께 구원 부문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올시즌 초반 페이스만 놓고 보면 역대 롯데 최다세이브 기록 경신도 가능해 보인다. 시즌 중반 무렵 이미 지난해 자신의 기록을 넘어셨기 때문이다. 롯데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은 1994년 박동희가 세운 31세이브다. 2009년에는 외국인 투수 애킨스가 26세이브를 기록하며 구원 공동 1위에 올랐다. 애킨스는 구단 역사상 구원 타이틀을 쥔 유일한 선수다.

    지난해 잘할 때만 해도 올시즌이 시험대였다. 반짝하다가 사라진 선수는 많았고, 더욱이 서른줄의 투수로서 성공 이듬해의 성적의 연속성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그는 올시즌 '늦깎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0㎞ 초반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송곳날 같은 제구력이 있고, 낙차큰 커브로 타자를 속인다. 타자와의 수싸움도 좋다. 그의 세이브 요령이다.

    김사율은 "2년 연속 20세이브가 구단 사상 처음이라는 사실은 기록 달성 며칠전 전해 들었다. 그러나 덤덤했다. 특별히 세이브 갯수에 대한 목표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보다 페이스가 빠른 비결을 묻자 그는 "시즌 초반 구위가 안 좋을 때도 양승호 감독님이 나를 끝까지 믿어줬다. 성적이 안좋다고 마무리 보직 대신 패전 처리나 중간 계투진으로 돌리지 않았다. 그런 게 내가 마음을 다잡는데 큰 도움이 됐다. 무조건 나는 마무리 투수라는 확신을 주셨다. 내가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하다"며 양승호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한다"

    올시즌 그는 몇차례 위기를 겪었다. 5, 6월초 실점이 잦았다. 6월에는 두차례 패전 투수가 됐다. 그는 "몇차례 블론 세이브를 하며 생각이 많아졌다. 그러다 깨달았다. 마운드 위에서 결과에 연연하거나 점수에 신경을 쓰면 오히려 잘 안되는 것을 느꼈다"며 "외부 상황이나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이 어느 때라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부진할 때는 내가 가진 것을 스스로 잊고 있었던 것 같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려고 하고, 구속을 늘리려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오승환처럼 파워를 가진 마무리 투수가 아니다. 나는 타자의 타이밍을 뺏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유형이고, 선두 타자는 무조건 진루를 허용하지 않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최근 깨달음을 설명했다.

    "잘 안될 때나 블론 세이브를 했을 때는 내 자신에게 계속 질문을 하고 답을 한다. '왜 안됐지?', '어디서 뭐가 부족했지?' 자꾸 질문하다 보니 내 문제는 욕심, 두려움 등이었다. 내가 노력하면 결과는 자연히 따라오는 것을 잊었다. 자꾸 혼자 힘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것들에 연연했다. 한점도 주지 않아야 한다고 자꾸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피하는 피칭을 하게 된다. 마음을 편하게 먹고 '쳐봐라'라는 식으로 던지는 것과는 몸의 반응이 다르다"라고 말할 때는 '득도'의 경지를 보이기도 했다.

    주장 김사율은 '팀'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나 혼자는 절대 세이브를 할 수 없다. 앞에서 선발 투수와 불펜진이 도와줘야 한다. 내가 출전하면 타자들이 어떻게든 1점이라도 더 뽑아주려고 노력하는 게 눈에 보인다. 수비에서도 더 강한 집중력을 보여준다. 그런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의 롯데, 이기는 법을 몰랐다"

    1999년 롯데에 입단한 김사율은 팀의 암흑기였던 2000년대 초반 2군과 불펜을 오가는 평범한 패전 처리 투수였다. 군 입대전 최고의 성적을 냈던 해가 2002년 성적이 4승11패 2홀드 방어율 5.48이었다. 2000년대 초반에 대해 김사율은 "그 무렵 팀이 늘 꼴찌를 할 때는 관중석의 전화벨 소리까지 귀에 다 들렸다. 안타나 볼넷을 허용하면 관중석에서 거친 소리가 나왔고 그런 말들에 스스로가 더 위축됐던 것 같다. 그때는 팀 전체가 이기는 방법을 몰랐다"고 회상했다.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온 뒤 팀에 복귀한 2007년 이후 팀은 몰라보게 바뀌었다. 그는 "지금은 너무 좋은 팀이고, 인기 많은 팀이다. 이런 팀에서 뛴다는 점에서 내 자신에게 뿌듯함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마무리 투수로서 목표인 세이브 숫자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마무리 투수는 참 매력적인 자리다. 책임감과 보람을 동시에 느끼는 위치이고, 야구 공부도 참 많이 된다"는 김사율은 "세이브 숫자에 연연하고 싶지 않다. 그냥 감독님과 야수들에게 계속 믿음을 주며 지금의 자리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결과는 이런게 이뤄졌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직 |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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